가운데 숯 화통이 있는 놋 신선로. 완자·지단·대추·새우를 둘러 담았다
경력

한복려 신선로

조선 왕실 상차림의 대표 음식을, 국가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에게 배운다. 가운데 숯을 피우는 화통 둘레로 사태·양·완자·생선전·오색 고명을 돌려 담고, 절반으로 졸인 육수를 부어 상에서 끓여 먹는다.

출처

레시피 제공 한복려 · 👨‍🍳 셰프 · 한복려 — 조선왕조 궁중음식 연구가, 2007년 국가무형문화재 제38호 조선왕조 궁중음식 기능보유자, 궁중음식연구원 원장

요리사·크리에이터의 이름은 출처 표기로만 사용합니다. More Recipes Please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이들과 제휴·후원·보증 관계가 없습니다.

MBN 알토란 공개 레시피MBN이 알토란 공식 채널(알토란 - 집밥 레시피, @Recipe_MBN)에 올린 영상으로, 설명란이 '알토란 419회 한복려 레시피 MBN 230108'로 시작하고 그 아래에 재료가 그램 단위로, 만드는 법이 번호순으로 적혀 있다. 시청자 정리 글이 아닌 방송사 공개 레시피다. (숨기지 않고 밝혀 두는 점: 그 설명란의 재료 제목이 '[죽순채 재료]'로 되어 있는데, 이는 MBN의 복사 실수다. 아래 목록은 명백히 신선로 재료이고, 만드는 법의 제목도 '[신선로 만드는 법]'이다.) 이 버전의 특징은 육수다. 사태와 양을 무·당근과 함께 반으로 줄 때까지 끓인 뒤 면보에 거른다. 대체 육수는 어디에도 없다.

요리사: 한복려

만드는 영상·원문 보기

240 🍽 4인분🔥 390 kcal🇰🇷 대한민국
유제품 제외

조리 순서

  1. 사태를 찬물에 담가 핏물을 뺀다. 물이 붉어지면 갈아 준다. 양은 굵은 소금으로 박박 문질러 씻어 헹군다.

    💡 한복려의 글은 '핏물 뺀 사태', '양은 소금으로 세척'이라고만 하고 시간은 말하지 않는다. 우리 기준은 사태 30~60분, 물 2~3번 갈기다. 건너뛰면 육수가 뿌옇고 쇠 비린내가 난다. 이 냄비 전체가 맑은 육수 위에 서 있다.

  2. 냄비에 물을 팔팔 끓여 사태와 양을 덩어리째 넣는다. 파 뿌리·마늘·통후추를 넣고 은근하게 끓는 상태를 유지한다.

    💡 찬물이 아니라 끓는 물에 고기를 넣는다. 겉이 먼저 익어 육즙이 국물로 빠져나가지 않는다. 고기를 썰어 먹을 요리에서는 이 편이 낫다.

  3. 무와 당근을 넣고 육수가 반쯤 줄어들 때까지 푹 끓인다. 이것이 한복려가 제시한 기준이다. 약한 불에서 겨우 찰랑거리게 1시간 반~2시간 정도 걸린다.

    💡 '반쯤 줄어들 때까지'가 그가 준 유일한 기준이며, 시간이 아니라 농도의 목표다. 빨리 졸이려고 센 불로 끓이면 국물이 탁해진다. 궁중 냄비는 고명이 비쳐 보일 만큼 맑아야 한다.

  4. 완성된 육수는 면보에 걸러 깨끗한 그릇에 받아 둔다. 사태와 양은 건진다.

  5. 삶은 사태와 양을 얇게 썬다. 삶은 무와 당근, 불린 표고버섯, 그리고 생우둔살도 얇게 썬다. 돌려 담을 때 평평하도록 크기를 비슷하게 맞춘다.

    💡 삶은 고기를 20분쯤 식혀 두면 훨씬 얇게 썰린다. 초보자는 거의 항상 신선로 재료를 두껍게 썬다. 두꺼우면 짧게 끓이는 냄비 안에서 속까지 익지 않는다.

  6. 국간장·다진 마늘·후춧가루를 섞어 양념을 만든다(선택 재료인 다진 파와 참기름을 쓴다면 함께 넣는다). 그릇을 따로 두고 절반은 삶은 고기에, 절반은 생우둔살에 버무린다.

  7. 완자: 다진 우둔살과 으깬 두부에 소금·다진 파·다진 마늘·깨·참기름을 넣고, 반죽이 끈적하게 뭉쳐 모양이 잡힐 때까지 치댄다.

    💡 섞인 것처럼 보여도 조금 더 치댄다. 그 끈기가 단백질이 결합한 증거이고, 완자가 국물 속에서 풀어지지 않게 붙잡아 주는 유일한 힘이다.

  8. 접시에 밀가루 1큰술을 깔고, 반죽을 같은 크기로 떼어 그 위에서 굴려 동그랗게 빚는다. 체에 거른 달걀물에 담갔다가 기름을 살짝 두른 팬에 올려 중약불에서 3~4분, 겉이 굳고 노릇해질 때까지 은근히 지진다.

    💡 달걀을 체에 거르면 알끈이 걸러져 옷이 얼룩 없이 매끈한 노란 막으로 입혀진다. 궁중 주방의 습관이며, 그의 방법에 체가 등장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9. 생선전: 생선의 물기를 제거하고 소금·흰 후춧가루를 뿌린 뒤, 밀가루를 얇게 묻히고 풀어놓은 달걀에 담갔다가 뜨겁게 달군 기름 팬에 한 면당 1분 정도씩 노릇하게 지진다.

    💡 검은 후추가 아니라 흰 후추다. 궁중의 색 감각은 흰 재료에 검은 점이 박히는 것을 피한다. 생선의 물기를 빼는 것은 타협 불가다. 젖으면 밀가루가 벗겨지고 달걀옷이 미끄러진다.

  10. 미나리초대: 미나리를 가지런히 펴고 위아래에 대꼬치를 꽂아 발처럼 고정한 뒤, 밀가루와 달걀물을 묻혀 같은 팬에 넣고 겨우 굳되 초록빛이 남을 정도로만 지진다.

  11. 생선전과 미나리초대를 너비 3cm로 썬다. 썰고 남은 자투리는 버리지 말고 따로 둔다.

    💡 3cm는 신선로 틀의 높이다. 그래야 모든 조각이 서서 단면을 드러낸다. 자투리는 바닥에 깔개로 들어간다. 그의 방법이 자투리를 쓰는 방식 그대로다.

  12. 냄비에 담는다. 바닥에 자투리 전과 자투리 채소를 깔고, 그 위로 삶은 무·당근 → 양념한 생고기 → 삶은 고기 → 채소 → 완자 → 호두·은행·잣 순으로 올린다.

    💡 한복려의 재료에는 석이버섯과 붉은 고추 1/2개가 오색 고명으로 들어 있지만, 공개된 만드는 법에는 써는 방법이 없다. 궁중의 일반적인 처리는 — 그의 지시가 아니라 우리 기준이다 — 3cm 길이로 곱게 채 썰어 채소와 함께 끼워 넣고, 남은 달걀로 황백 지단을 부쳐 함께 올리는 것이다.

  13. 받아 둔 육수에 간장 1큰술을 넣어 간을 맞추고 맛을 본 뒤, 냄비 안쪽 벽을 따라 돌려 가며 천천히 붓는다. 맨 윗줄 아래까지 차오르면 된다.

    💡 위에서 쏟지 말고 반드시 벽을 타고 붓는다. 가운데로 쏟으면 한 시간 동안 쌓은 고명 줄이 그대로 무너진다.

  14. 가운데 화통에 숯을 피워 끓는 상태로 상에 낸다. 한복려는 신선로 뚜껑 위에 밥그릇을 엎어 얹어 열기를 가둔다.

    💡 놋 신선로 틀이 없다면 뚜껑 있는 냄비를 휴대용 버너에 올려도 된다. 연출과 화통의 고른 열은 잃지만 음식은 그대로다. 환기 없이 실내에서 숯을 피우지 말자.

  15. 끓는 채로 냄비에서 바로 떠 먹는다. 각 줄에서 조금씩 덜어 그릇에 담고 국물을 끼얹는다. 국물이 줄면 남은 육수를 부어 가며 먹는다.

💡

  • 초보자가 흔히 하는 실수: 두 가지 소고기를 같은 것으로 보는 것. 사태는 육수를 내려고 삶아 썰고, 우둔살은 생으로 넣어 상에서 익힌다. 우둔살을 미리 익히면 냄비가 끓을 즈음엔 퍽퍽한 실이 된다.
  • 양을 구하기 어렵다면 빼고 사태를 250g으로 늘린다. 양은 맛보다 쫄깃한 식감과 국물의 몸통을 담당하므로 없어도 냄비는 성립한다. 다만 온전한 궁중식이라고 하지는 말자.
  • 여유 있게 하려면 이틀에 나눠 한다. 첫날 핏물 빼기와 육수, 다음 날 전 부치기와 담기. 육수는 하룻밤 식히면 오히려 낫다. 기름이 위에 굳어 한 장으로 걷힌다.
  • 오색(흰색·노란색·붉은색·초록색·검은색)은 장식이 아니라 요리의 핵심이다. 육수를 붓기 전에 위에서 내려다보자. 한 가지 색이 비어 있으면 균형이 무너진 것이고, 간으로는 메울 수 없다.
  • 재료를 반으로 줄여 2인용 작은 냄비로 해도 된다. 다만 호두·은행·잣의 개수는 그대로 둔다. 이들은 무게가 아니라 개수로 세는 고명이라 먹는 사람 수와 관계없이 같은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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